2013-03-28

다시, 봄, 소식


지난 몇 개월 동안 문지문화원 사이(www.saii.or.kr)에서 준비해 왔던 일들이 하나둘씩 꼴을 갖춰 나가고 있다. 봄을 맞이해 나름 정리도 하고 미리 알리기도 할 겸 해서 이곳에 모아 적어 본다. 

1. 아트폴더(Art Folder) : artfolder.saii.or.kr

문지문화원 사이의 로비에 마련된 아트폴더는 장르적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실험적인 예술 창작자들 및 그러한 창작자들의 작업을 지원하는 예술공간, 페스티벌, 잡지 등을 선별해,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수집해 비치한 다원예술아카이브다. 관련분야의 자료들을 무작위적으로 수집, 보관하는 일반적인 아카이브와 달리, 편집위원을 두고 각각의 기준에 따라 분기별로 수집할 대상을 엄선하는 방식의 비평적 아카이브로 기획되었다. 공연, 문학, 출판, 미술, 음악 등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해주, 박솔뫼, 윤원화, 함영준, 현시원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고은주 프로듀서가 예술관련 공간이나 매체 등을 조사하고 자료를 수집, 정리해 업데이트하고 있다. 앞으로는 아트폴더 편집위원들이 선정한 아티스트들 가운데 매달 "이달의 아티스트"(가제)를 선정,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4월에는 첫 번째 극장용 장편영화 <비념>의 개봉(4월 3일)을 앞둔 임흥순 작가의 세계에 초점을 맞춘 작은 전시 및 상영회 등을 꾸며 보려 준비중이다. 

<아트폴더 홈페이지>

문지문화원 사이 아트디렉터를 맡고 있는 김형재 디자이너, 그리고 홍은주 디자이너가 함께 제작한 아트폴더 홈페이지는 지난 주 오픈되기가 무섭게 방문자가 폭주, 이틀 동안 몇 차례 트래픽이 초과되기도 했(으나 이제는 안정되었)다. 홈페이지를 거듭 방문할 때마다 메인페이지를 구성하는 항목들의 배치가 달라지는데 이는 특정 작가나 작품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도록 배려한 것이다. 또한 방문자가 사용하는 기기의 모니터 사이즈와 형태에 따라 홈페이지 프레임이 적절히 변형되기 때문에 스마트폰 등으로도 편리하게 볼 수 있다. 

2. <인문예술잡지 F> 그리고 "F for F"

문지문화원 사이가 2011년에 창간한 계간지 <인문예술잡지 F>는 현재까지 총 8호가 발간되었는데, 1~4호가 품절된 데 이어 어제(3월 27일)로 5호도 품절되었다. 6호와 8호는 소량(30부 정도)만이 남아 있고 ("과학적 상상력과 아방가르드"를 특집으로 다루어 어렵다는 평을 들은) 7호는 아직 재고가 꽤 된다. 4월 30일에 발간예정인 9호("만물의 고아원: 수집 그리고 수집가")부터는 발행부수를 늘릴 예정이다. (<인문예술잡지 F> 정기구독 온라인 신청은 이곳에서 할 수 있다.)

지난 2월부터 <인문예술잡지 F> 독자들을 대상으로 잡지 편집위원들과 필자들이 특집 주제에 관한 강연이나 대담을 진행하는 "F for F" 행사를 마련했는데, 배윤호 감독의 <서울역> 상영/대담과 이상길 선생님의 "이토록 낯선 공간들: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에 관하여" 강연 모두 40여명 정도의 독자가 참석 -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이 이상의 참석자를 받기에는 문지문화원 공간이 협소하다 -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덧붙일 소식 하나. 9호 발간에 즈음해 <인문예술잡지 F> 홈페이지를 오픈할 예정이다. 절판된 호에 실린 글들 가운데 몇몇과 연재글들을 PDF 형태로 열람(다운로드나 인쇄는 불가)하도록 할 생각이다. 

3. 확장된 개념의 경이의 방(ECC: Expanded Cabinets of Curiosities)

짧게 정리하기는 좀 곤란하지만, 대략 건축적이고 물리적인 형태로 구현된 서사물(narrative)이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가 '건축적'이라는 식의 은유가 아니다. 즉 '건축적 서사'가 아니다. 오히려 '서사적 건축'을 아예 '서사-건축'으로까지 밀고 나가려는 실험적인 작업이 될 것 같다.)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문지문화원 사이가 진행하게 된 협업형 프로젝트인데, 꽤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인문학자들이 한데 모였다. 미술가 구동희, 건축가 문훈, 소설가(이자 자끄 드뉘망이라는 '가명'으로 시집 <뿔바지>를 내놓기도 한) 김태용, 소설가 배명훈, 통의도시연구소 소장(이자 얼마 전 새 저서 <오래된 서울>을 출간한) 최종현, 사진아카이브연구소 소장 이경민, 그리고 이행준, 김경만, 안건형 세 명의 영화감독이 함께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참여자들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공개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누구라도 수시로 이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올해엔 ECC의 기본 구성요소가 될 것들을 우선 개발하고 이를 설계도면, 모형, 텍스트와 일러스트가 함께 들어간 책자 그리고 20여분 내외의 영상설치작품(3편) 등으로 제작해 10~11월 사이에 (문지문화원과 아르코미술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프로젝트 진행과정 동안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참여자들의 특강도 수시로 마련하려 한다. 

4. 영화관련 행사

그러고 보니, 4월에서 6월 사이에 문지문화원 사이가 기획 혹은 공동기획한 영화관련 행사가 제법 있다. 이 가운데 날짜와 내용이 확정된 것들만 우선 여기 정리해 둔다.

먼저 두산아트센터와 공동기획한 공연/강연/전시/상영 프로그램 "[두산인문극장 2013] 빅 히스토리: 빅 뱅에서 빅 데이터까지"에서는, <혁명의 비디오그램>(1992), <니콜라이 차우세스쿠의 자서전>(2010) 등의 독특한 파운드푸티지 다큐멘터리로 잘 알려진 안드레이 우지카의 컬트적 과학영화 <현재의 바깥에서>(1995), 그리고 루시엔 캐스탱-테일러와 베레나 파라벨 콤비가 만든 포스트-시네마의 걸작 <리바이어던>(2012)이 한국에서 최초로 상영된다. 입장은 무료이나 미리 예약해야 관람할 수 있다. 예약은 www.doosanartcenter.com

3월 30일(토) 17:00 <현재의 바깥에서 Out of the Present> (장소: 두산아트센터 Space 111)
4월 29일(월) 19:30 <리바이어던 Leviathan> (장소: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2012년 12월 21일 문지문화원 사이에서는 "침묵을 듣기, 침묵에 말 걸기"라는 제목으로 영화상영+낭송+연주가 함께 이루어지는 공연이 열린 바 있다. 기누가사 데이노스케의 무성영화 <미친 한 페이지>(1926)를 상영되는 가운데 심보선 시인의 시낭송, 파트타임스위트의 연주가 함께 이루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심보선 시인과 파트타임스위트는 각각 따로 미리 영화를 보고 낭송/연주할 지점을 나름대로 정한 뒤 자신들의 이전 시/곡에서 적절한 부분을 발췌해 낭송/연주키로 했다. 공연 당일까지 양쪽은 어떤 식의 의견교환도 하지 않았다. 즉 낭송과 연주가 만나고 갈라지는 것은 철저히 우연에 내맡겨졌다.) 문지문화원 사이가 서울국제실험영화제와 공동으로 준비한 "침묵을 듣기, 침묵에 말 걸기" 두 번째 세션은 다가오는 5월 23일(목)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공연은 두 편의 무성영화, 자끄 드뉘망의 낭송 그리고 밴드 악어들의 연주로 이루어진다. 입장 무료.

5월 23일(목) 19:30 "침묵을 듣기, 침묵에 말 걸기" 2nd Session
상영작: <메닐몽탕 Ménilmontant>(디미트리 키르사노프, 1926, 38min) 
             + <로즈 호바트 Rose Hobart>(조셉 코넬, 1936, 19min)
낭송: 자끄 드뉘망 / 연주: 악어들
(장소: 한국영상자료원)

지난 3월 2일 쿤스트독 갤러리에서 열린 이행준 개인전 오프닝으로 이행준 감독과 함께 강연 퍼포먼스를 한 적이 있다. 당시 나는, 홀리스 프램튼이 1968년 10월 30일 뉴욕 헌터 칼리지에서 첫 선을 보인 <강연 A Lecture>이라는 제목의 공연을 위한 원래의 스크립트를 기초로 삼아, 롤랑 바르트의 "영화관을 나오면서",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사적 경험과 감각 자료에 관한 강의를 위한 노트",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 지가 베르토프의 "키노크스: 혁명"과 "키노-아이의 탄생", 크리스티앙 메츠의 <상상적 기표> 그리고 기 드보르의 영화에 관한 조르조 아감벤의 논문 "반복과 중단"에서 발췌한 텍스트를 가지고 재구성한 강연문을 낭독했다. 6월 14일(금)에는 <인문예술잡지 F> 발간에 맞춘 "F for F" 행사의 일환으로 이행준 감독의 상영+퍼포먼스가 있을 예정인데, 이때 이 강연 퍼포먼스를 다시 한 번 해 보기로 약속하고 3월 2일 낭독한 텍스트를 수정중이다. 6월 14일의 "F for F" 행사는 아래와 같이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신청은 추후 문지문화원 사이 홈페이지와 <인문예술잡지 F> 홈페이지를 통해 받을 예정이며, <인문예술잡지 F> 9호를 소지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6월 14일(금) 19:30 "F for F: 이행준"
1부. 퍼포먼스
  이행준+유운성 <강연 A Lecture>
  이행준+류한길 <Typist+Projectionist>
2부. 상영
  <배우에 관한 역설>(2013, 10min, 16mm dual projection)

* 기타 행사와 7월 이후에 열릴 행사는 추후 업데이트 예정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