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8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지난 9월 16일부터 24일까지 개최된 스페인의 산세바스티안영화제에 다녀왔다. 첫번째 혹은 두번째 영화를 연출한 신인감독들을 대상으로 하는 'Kutxa-New Directors' 부문 심사위원을 맡아서였는데 대상은 독일감독 얀 차바일(Jan Zabeil)의 <강은 한때 인간이었다 The River Used to be a Man>에 주어졌고 제바스티안 마이제(Sebastian Meise)의 <스틸 라이프 Still Life>(오스트리아)와 하다르 프리들리히(Hadar Friedlich)의 <아름다운 계곡 A Beautiful Valley>(이스라엘/프랑스) 두 편이 특별언급되었다. 폐막식이 끝나고 파티장에서 얀 차바일 감독과 프로듀서, 그리고 주연배우인 알렉산더 펠링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는데, 감독에 따르면 이 영화는 단 9만 유로의 저예산으로 만들어졌고 - 참고로, 'Kutxa-New Directors' 부문 대상 수상작에 주어지는 상금이 꼭 9만 유로다 - 감독을 포함한 단 네 명의 스탭이 아프리카로 날아가 즉흥적인 방식으로 찍은 매우 실험적인 작품이다. 신인의 작품이라고 하기 힘들 만큼 영화의 모든 요소를 능숙하게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영화지만, 한편으론 올해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울리히 쾰러의 <수면병 Sleeping Sickness> 등 베를린파 영화미학의 연장선상에서 읽힐 수 있는 영화기도 하다. 확실히 신인감독상 부문 후보(한국영화로는 <채식주의자>의 임우성 감독의 두 번째 장편 <흉터>가 초청되었다)에 오른 15편의 경쟁작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심사회의는 단 1시간 만에 끝났다.) 아래는 폐막파티에서 'Kutxa-New Directors' 부문 심사위원들이 다같이 모여 찍은 사진이다. 


(맨 왼쪽부터) 스페인 라 카사 엔센디다(La Casa Encendida) 문화센터의 문화부장인 루시아 카사니(Lucia Casani), 2009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한 <루르드 Lourdes>(올해 국내에서 개봉되었다)의 감독인 예시카 하우스너(Jessica Hausner),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부문 프로그램디렉터인 파스 라자로(Paz Lazaro), 2006년에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찾은 바 있는(당시 대상은 캐나다 감독 드니 코테의 장편데뷔작 <방랑자 Drifting State>에 돌아갔다) 미국 영화평론가 조너선 로젠봄 그리고 나다. (사진은 예시카 하우스너 감독의 남편이자 음악가인 마커스 빈더(Markus Binder) 씨가 촬영해 메일로 보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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